여러분은 혹시 단톡방에서 "오늘 이 종목 오릅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아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한번 호기심에 무료 리딩방에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신기하게도 추천 종목이 정말 올랐거든요. 하지만 며칠 지켜보니 뭔가 이상했습니다. 제가 사려고 하면 급등하고, 급하게 따라 사면 바로 떨어지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었는데, 당시엔 "어쩌면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일 수도"라는 생각에 계속 지켜봤던 것 같습니다. 2024년 상반기에만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액이 5,340억 원에 달했다는 통계를 보면(출처: 경찰청), 저처럼 한 번쯤 혹했던 분들이 정말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시간외거래를 악용한 가짜 예측, 어떻게 속이는 걸까요?
저녁 6시쯤 "내일 이 종목 오릅니다"라는 문자를 받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다음 날 장이 열리면 정말 오르더라고요. 처음엔 "이 사람들 진짜 예측 능력이 있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예측이 아니라 이미 결과가 나온 걸 알려주는 수법입니다.
주식 시장에는 정규 거래 시간 외에도 시간외 단일가 거래라는 게 있습니다.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는 이 거래에서는 당일 종가 기준으로 10% 위아래로 가격이 움직일 수 있거든요. 여기서 시간외 단일가란 정규장 마감 후 하루의 마지막 체결가를 정하는 거래 방식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사기꾼들이 문자를 보내는 시간은 저녁 6시가 넘어서입니다. 시간외 거래가 이미 끝난 다음이라는 뜻이죠.
이 사람들이 하는 짓은 간단합니다. 시간외에서 이미 상한가를 친 종목들을 확인한 다음, 그걸 마치 "내일 오를 종목"처럼 포장해서 문자를 뿌리는 겁니다. 다음 날 장이 열리면 당연히 오르겠죠. 전날 시간외에서 이미 상승 신호가 나왔으니까요. 로또 당첨 번호 발표된 다음에 "나 이번 주 번호 알고 있었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저는 이런 문자를 몇 번 받고도 무시했는데, 계속 오다 보면 "어떻게 매번 맞추지?"라는 생각이 슬슬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바로 이 순간이 함정의 시작입니다. 이렇게 가짜 예언으로 신뢰를 쌓은 다음, 슬슬 리딩방으로 끌어들이는 거죠.
펌프앤덤프와 포모, 심리를 이용한 정교한 설계
리딩방이 사기라는 건 이제 다들 아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계속 당할까요? 이게 무서운 이유는 인간 심리를 정교하게 설계해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가 들어갔던 무료 리딩방에서는 아침마다 오늘 오를 종목 두세 가지를 딱 찍어 주는데, 진짜 들어가 보면 오르고 있었습니다. 근데 며칠 지켜보니 이상한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제가 보고 있으면 순간적으로 10~15%씩 치솟는 겁니다. 보다가 급하게 따라 사면 잠깐 더 오르다가 또 순식간에 떨어져요. 이게 바로 펌프 앤 덤프(Pump and Dump) 수법입니다.
펌프 앤 덤프란 특정 주식을 미리 사 놓고 허위 정보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린(Pump) 뒤, 고점에서 매도하여(Dump) 차익을 챙기는 불법 시세 조종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 사람들이 먼저 거래량이 적은 소형주를 사 놓고, 단톡방에 정보를 뿌려서 사람들 돈으로 가격을 올린 다음 위에서 던지고 나가는 구조였습니다.
여기에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더해집니다. 포모란 다른 사람들은 기회를 잡는데 나만 놓치는 것 같은 두려움을 뜻하는데, SNS 시대에 더욱 강력해진 심리입니다. 단톡방에서 "팀장님 덕분에 벌써 5% 수익이에요", "역시 팀장님 최고입니다" 같은 댓글이 쫙 올라오면 나만 안 하고 있으면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실제로 돈을 벌어본 사람은 더 심합니다. 몇 번 수익을 보면 "이 방이 진짜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겁니다. 리딩방에 30명이 있다고 치면, 실제 피해 대상자는 10~20명 정도고 나머지는 전부 한 사람이 조종하는 가짜 계정이에요. 모든 대화와 분위기를 한 사람이 통제한다는 뜻입니다. SNS 계정을 대량으로 수집해서 가짜 투자자들을 만들어내는 거죠.
가짜 증권사 사이트와 대포통장, 얼마나 정교할까요?
광고를 타고 증권사 사이트에 들어가면 정말 진짜처럼 생겼습니다. 로그인하면 실시간 차트도 움직이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종목들이 나열돼 있고, 매수·매도 버튼도 있어요. 블록딜이니 증권 대출이니 메뉴도 그럴듯하게 만들어 놓습니다. 저도 처음 봤을 때 "이 정도면 진짜 증권사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화면에 보이는 숫자는 그냥 이미지인 거고, 실제 거래는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습니다. 트루먼쇼처럼 잘 짜여진 영화 세트장에서 진짜 집인 줄 알고 살고 있었던 건데, 전부 가짜였던 겁니다. 요즘 기술로는 그런 사이트를 하루 만에 만들 수 있습니다. ChatGPT한테 물어보면서 코딩해도 되고, 템플릿 사서 조금만 수정해도 되거든요.
여기서 의심해야 할 포인트가 있습니다. 정상적인 금융 기관은 절대로 신분증 앞뒷면을 스캔해서 올리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근데 이 가짜 사이트들은 회원 가입할 때 신분증 사진을 올리라고 해요. 이 정보를 가지고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대포통장이란 실제 사용자가 아닌 타인 명의로 개설된 계좌를 의미하는데, 주로 범죄 수익금을 은닉하는 데 악용됩니다.
입금 구조를 보면 사기인지 아닌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투자라면 해당 증권사 계좌로 직접 입금하잖아요. 근데 이 사람들은 전혀 다른 법인 계좌로 입금하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쪽에서 돈을 직접 받아야 하니까요. 대포통장을 만들어 놓고 거기로 입금시키는 건데, 계좌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 매니저가 "오늘 얼마 투자하실 건가요? 먼저 금액 알려주세요. 승인 나면 연락드릴게요"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끌어요.
한국소비자원 통계를 보면 리딩방 피해자들이 낸 평균 이용료가 373만 원입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이게 평균이에요. 1천만 원 넘게 낸 사람도 수두룩하다는 뜻이죠. 저는 몇 번 물리고 찝찝한 기분에 그냥 나와 버렸는데, 만약 계속 있었다면 뉴스에 나오는 피해자들처럼 됐을지도 모릅니다.
출금 요청하면 드러나는 진실, 그리고 법의 한계
사이트에서는 투자 완료됐다고 보여주고, 다음 날에는 수익이 났다고 보여주거든요. 화면에 숫자가 불어나는 게 보이니까 기분이 좋아지죠. 근데 그 숫자는 화면에만 존재하고 실제 주식 거래는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습니다.
사기라는 게 드러나는 순간은 출금 요청할 때입니다. 수익 났으니까 출금할게요 하면 바로 안 해주고 온갖 핑계를 대면서 추가 입금을 요구하거든요. 이전에 받은 대출금을 먼저 상환해야 한다든지, 지금 출금하면 프로젝트 참여가 취소되고 원금밖에 못 가져간다든지, 세금을 먼저 내야 한다든지요. 명확하게 말씀드리면 출금 요청했는데 바로 안 되고 추가 입금을 요구하면 그건 100% 사기입니다.
실제 피해 사례를 보면 더 끔찍합니다. 50대 가장 한 분이 본인과 지인 돈까지 합쳐서 2억을 투자했다가 모두 날렸어요. 돈의 일부라도 돌려받으려고 사기꾼들한테 계속 연락했는데, 오히려 출금 수수료를 더 내라고 했습니다. 경찰에 고소하고 피해 구제를 기대했지만, 계좌 영장을 받아 네 차례 영장 집행을 했을 때는 돈이 다 빠져나간 뒤였어요.
리딩방 사기에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보이스피싱과 달리 영장 없이 바로 계좌 지급 정지가 안 된다는 겁니다. 보이스피싱은 신고하면 곧바로 계좌가 막히는데, 리딩 사기는 경찰이 계좌 하나의 영장 받는 데만 일주일이 걸려요. 신속하게 막아야 하는데 오히려 사기꾼에게 시간을 벌어준 꼴이 되는 거죠. 관련법 개정이 2년째 안 되고 있고, 그 사이 사람들은 계속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가짜 리딩방을 구별할 수 있을까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파인(FINE) 서비스입니다. 파인이란 금융회사 및 금융상품에 대한 통합 정보를 제공하는 금융감독원의 공식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업체명을 검색하면 정식으로 등록된 투자 자문 업체인지 확인할 수 있어요(출처: 금융감독원). 파인에서 안 나오는 업체는 불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검색하는 데 5분도 안 걸리고, 이 5분이 당신 인생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투자 공부는 본인이 직접 하셔야 합니다. 누가 알려주는 정보 말고, 유튜브 영상이나 책으로 본인이 직접 찾아서 공부하세요. 요즘 유튜브에 없는 정보가 없습니다. 주식 기초 용어부터 차트 보는 법까지 다 나와 있거든요. 다른 사람의 지식을 빌려서 투자하면 왜 벌었는지도 모르고 왜 잃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결국 손해 보게 되어 있어요.
절대로 대출 받아서 투자하지 마세요. 내 돈을 잃는 건 아프지만 그래도 시간이 걸려 회복할 수 있어요. 그런데 빚으로 투자했다가 잃으면 회복이 안 됩니다. 좋은 정보가 있다고 접근하는 사람은 무조건 의심하셔야 합니다. 본인이 확실하게 돈 버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그걸 남한테 공짜로 나눠줄까요? 그냥 혼자 벌거나 가족들과 나누고 말지, 돈을 쉽게 벌게 해준다는 건 다 사기꾼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미 당하셨다면 빨리 금융감독원이나 경찰에 신고하세요. 회수가 쉽진 않지만 신고를 해야 추적이라도 시작되거든요. 계좌 추적하고 범인 잡고 형사비를 통해서 일부라도 돌려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납니다. 사기는 정보를 파는 게 아니라 희망을 파는 거예요. 그런데 진짜 희망은 남이 주는 게 아니에요. 내가 공부하고 내가 판단하고 내가 책임지는 거죠. 그게 진짜 투자고 그게 진짜 희망입니다.